그 누군가 가수는 노래 제목을 따라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는 이번에 리뷰하는 레드벨벳 역시 마찬가지이다. 3년 전 발매한 정규 3집 수록곡 의 제목과 가사처럼 레드벨벳은 그렇게 다시 우리에게로 돌아왔다. 10주년 기념 앨범 발매 후 약 2년 2개월 만의 재회, 그리고 데뷔 12주년을 기념하며 발매된 레드벨벳의 12번째 여름은 붉은빛 낭만으로 물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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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전 여름에 발매된 와 대칭을 이루는 앨범 제목과 같이 이번 앨범의 구성은 그동안 레드벨벳이 선보이던 벨벳 컨셉에 기반하지만 여름과 어울리는 레드 컨셉의 향도 잊지 않았다. 요컨대 2번 트랙 에는 에너지 넘치는 레드 컨셉을 주축으로 내세우면서도 마치 여러 장면으로 구성된 뮤지컬을 즐기는 것처럼 구간마다 서로 다른 컨셉을 교차로 내미는가 하면, 이어지는 3번 트랙 는 헨리 맨시니의 을 현대 케이팝의 작법으로 재해석하며 짙은 벨벳 감성으로 녹여냈다. 그리고 이어서 4번 트랙 와 5번 트랙 는 경쾌한 레드와 부드러운 벨벳을 멤버 다섯 명의 하모니로 켜켜이 쌓아 올리며 고즈넉한 여름 휴양지의 정취를 그렸다.

https://youtu.be/NZP153MUpHY

이처럼 수록곡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레드와 벨벳의 색채를 조합하며 앨범의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낸다. 그렇다면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놓인 타이틀곡 는 어떨까? 제목부터 서핑을 연상시키는 이 곡은 마치 파도가 넘실대듯 유연하게 흘러간다. 곡의 기반이 되는 보사노바와 레게의 리듬 모두 이 노래에서 의도한 남국의 정취를 물씬 풍기게 하는 장치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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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넘실대는 파도와 같다는 인상은 곡의 진행에도 이어진다. 벌스 구간에서는 잔잔한 물결처럼 살랑살랑 흘러가던 곡이 코러스에 이르자 한층 크게 출렁이며 파도의 움직임을 실감하게 한다. 레드 컨셉이 가진 장점과 벨벳 컨셉이 가진 장점을 오묘하게 조화시키며 12년 차 아이돌의 관록을 느낄 수 있게끔 하는 구성이다.

https://youtu.be/jrxiDn531ks

그런데 여기서 문득 이런 이야기가 떠오른다.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것으로, 요즘의 케이팝은 케이팝 같지 않다는 말과 함께 2000년대와 2010년대 케이팝을 그리워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레드벨벳 역시 그들이 그리워하는 201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돌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이 앨범을 두고서 12년 전의 케이팝을 그대로 간직한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물론 때때로 음악은 추억을 먹고 자라는 생물과도 같다 보니 이 앨범으로 하여금 레드벨벳의 지난 12년을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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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앨범이 오롯이 소위 말하는 3세대 케이팝의 재림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장르의 채용부터 곡의 구조, 그리고 가사에 쓰이는 단어까지 레드벨벳의 이번 앨범은 과거가 아닌 오늘의 바다 위에 떠있다. 과거의 음악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더라도 그 시절부터 이어져 온 색깔은 새로운 모습으로 계속해서 나타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번 앨범이 반가운 것은 단순히 익숙한 시절을 다시 마주해서 때문만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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